순간, 시리즈를 다 읽고 써야 하나.. 생각하다가 그냥 쓴다. 하루에 뭐라도 쓰기로 했으니까.
리얼리티 트랜서핑. 흔히들 퉁쳐서 말하는 시크릿 계열에서 유명한 책이다. 색다른 점이 있다면 러시아의 '물리학자'가 집필했다는 점? 재독인데도 불구하고 어찌나 새롭던지, 과연 내가 읽었던 게 맞기는 한 건지 의아해하며 겨우 끝까지 읽어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쉽지는 않은 책이다. 작가가 명명한(또는 전해주는) 새로운 단어와 그에 따른 정의가 적지 않은데다, 내용이 딱딱하게 읽히기 때문이다. 시크릿이 청소년 소설이라면 리얼리티 트랜서핑은 전공 기초서적 같은 느낌이랄까.
그렇다고 해서 미리 겁먹을 필요는 없다. 번역투와 딱딱한 느낌 때문에 그렇지 내용 자체는 읽다보면 읽혀지는, 이해 가능한 수준이니. 돌아서면 자꾸 잊어버려서 문제긴 한데 하여튼 독자에게 아주 매몰찬 책은 아니다. 시니컬한 문체에서 간간이 느껴지는 유머라든지, 독자를 이해시키고자 하는 문장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의 노력이 얼마만큼인지 알 수 있다.
참고로 나는 책에 흠집 하나 내기 싫어하는데다 한 번 읽은 책은 다시 보지 않는 타입이다. 그런 내가 재독을, 그것도 밑줄까지 좍좍 긋고 페이지 접어가며 읽다니. 그런데도 책 덮고 나니까 내용이 아른아른해. 벌써 반 이상은 날아간 것 같다. 리얼리티 트랜서핑이란 책이 그렇다. 읽을 때는 이해 가는데 덮고 나면 휘발성이 엄청나다. 전과 마찬가지로 이번도 그렇네. 방법은 하나뿐인 듯하다. 반복해서 읽고 또 읽는 것.
인상 깊게 남은 이야기를 해볼까.
1. 두려움과 죄책감은 백해무익한 감정이다. 특히 죄책감은 누구에게도 도움되지 않는 감정이며, 펜듈럼에게 휘둘리지 좋게끔 만드는 꼭두각시 줄 역할을 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2. 내적, 외적 중요성이 있는 곳에 잉여 포텐셜이 생겨난다.
3. 잉여 포텐셜을 제거하기 위해 균형력이 작용한다. 균형력이 늘 좋은 쪽으로 작용하지는 않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4. 펜듈럼은 꺼버리기와 지나가게 하기
5. 사랑이 이루어지는 인생트랙으로 옮겨가기 위해서는 반응을 바라지 않는 순수한 사랑을 해야 한다.
6. 소유한 대상을 두고 소유권을 주장하진 않는다.
7. 돈과의 관계는 인간관계와 비슷하다.
8. 이상화와 과대평가의 결말은 신화파괴이다.
9. 실질적인 행동은 하지 않고 걱정만 하고 있다면 중요성을 부풀리고 있는 것이다. 중요성 포텐셜은 행동과 함께 사라진다.
10. 장애물을 넘어가지 마라. 그것의 중요성을 감소시켜야 한다.
대충 이 정도가 되겠다.
더 다양한 내용이 있었으나 당장에 기억 남는 부분은 이렇다.
책 뒷부분에 실려있는 작가 인터뷰를 보면 (인터뷰 당시) 리얼리티 트랜서핑 시리즈는 총 9권이 나왔다고 한다. 국내 출간된 건 3권 뿐이지만 말이다. 꼭 다 읽을 필요는 없이 1,2,3권만 읽어도 충분하다고 작가 본인이 이야기하니 3권까지는 꼭 읽어보려 한다.
누군가는 미쳤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이해한다. 나도 이 계열(...)의 이야기들을 처음 들었을 때 이게 정말일까? 하고 몇 번이나 의심했었으니까. 억지로 설득하고픈 마음은 없다. 설득하려 들어봤자 마음이 동하지 않으면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영역이나. 단지 내가 바라는 건 보다 많은 사람들이 마음과 영혼의 평안을 찾았으면 좋겠다는 것, 그리고 우주와 세상 창조의 키는 자신에게 있다는 걸 알았으면 할 뿐이다. 사실 누구보다도 내 자신에게 가장 전하고픈 말이다.
한 발짝 나아갔다가도 다시 두 발짝 뒷걸음질 치는 것 같은 게 이 분야다. 어제는 다 알 것 같아 하늘을 나는 기분이다가도 오늘 아침 도무지 알 수 없어 일순간 바보된 느낌이 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끝없고 확신없는 길을 계속 가보려 한다. 누구의 인정도 필요 없이 내 스스로가 바라기 때문이다. 그러다 언젠가 삶에 대한 선언을 해야 한다면 그리 말할 것이다. 누가 뭐래도 영혼이 원하는 길로 나아가겠노라고. 미숙하고 배워나가는 입장이지만 그게 나의 답이라고.
이렇듯 리얼리티 트랜서핑은 내 삶과 영혼의 여정에 함께 하고 있다. 시작된 길은 시리즈 독서가 이어지는 동안 계속될 것이고 아마 그 이후로도 이어질 것이다. 마음과 영혼에 대한 존중과 아낌을 멈출 생각이 없으니 말이다.
벌써 내용이 가물하지만 2권의 시작을 기대해본다. 보다 잘 읽히기를, 보다 쉽게 이해되기를. 감상은 2권, 3권에도 이어질 거다. 그땐 어떤 상태일지 궁금하군.
스스로와 스스로의 글에 불만을 제기하고픈 펜듈럼을 애써 무시하며.
일개 트랜서퍼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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