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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한 달, 2024년에 이루고픈 일들

유목적 표류 2024. 11. 27. 17:59

 

 

안녕하세요. 

예년에 비해 날이 따뜻하더니 급격히 추워진 요즘이죠.

오늘은 드디어(!) 제가 지내는 지역에도 첫눈이 내렸어요. 뉴스를 보니 타 지역에도 꽤 많이 내렸더군요.

갈피를 잃었던 겨울이 마침내 제 모습을 찾은 듯합니다.

 

 

가만히 앉아 달력을 들여다 보니 어느덧 11월의 말이더라구요. 이번 주 일요일이 12월의 첫날이라는 게 왠지 잘 믿기지도 않고... 연초에 별다른 계획들을 세운 건 아니지만, 마음 덥혀질 만큼 무언가 담아내지 못한 1년이었던지라 그렇게 느끼는 것 같아요. 일종의 미련이고 아쉬움이겠죠.

 

 

그래도. 아직 우리에겐 30여일이 남아있으니. 포장도 뜯지 않은 선물같은 12월 한달이 있으니까요. 

쌀쌀해진 공기, 따듯한 차를 마시며 가만히 생각해보았답니다. 

남은 시간 동안 내가 내게, 00살 000의 겨울에 남겨줄 수 있는 것이 무언가 하고요.

그래서 소소하지만 제 인생을 살찌워줄 게 분명한 '나름의 2024 막바지 목표'들을 가지고 와봤는데요.

 

 

오늘 포스팅은 이들을 적어 내려가며 마음에 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합니다.

시작할게요.

 

 

 


 

 

 

1. 독서 시간 늘리기

 

책 몇 권 더 읽기! 이렇게 권수로 정해볼까...도 생각했지만 그럼 오히려 부담이 될 것 같아 시간을 늘리는 쪽으로 결정해봤어요. 아침 30분, 자기 전 40분-1시간 정도로 이전보다 독서 타임을 늘려볼 생각이고요. 책의 장르도 정하지 않을 거예요. 작년부터 시작한 병렬독서의 폐해 아닌 폐해로(...) 동시다발적으로 접하는 책이 많아 조금 걱정이긴 한데, 스스로에게 부담주지 않고 말 그대로 정신과 마음을 살찌우는 순간들로 남기고 싶어서요. 

 

주어진 문제들, 나아가야 할 길들 모두 잠시 잊고 온전히 평안한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2. 아침 루틴 되찾기

본래 아침 루틴이 확실한 편이었어요. 일어나 씻고 명상한 뒤, 좋아하는 책을 읽고 말씀을 필사하는 식이었죠. 필사 노트 마지막엔 감사한 것 5가지를 적었고요.

이 루틴은 2년 이상? 3년 정도 어기지 않고 이어왔던 것 같은데, 개인적인 사정으로 작년 초부터 지키지 못했습니다. 루틴을 잃은 대신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시간을 보냈으니 후회는 없고자 했고요. (가끔은 제 나름의 무언가를 잃었다는 부분이 아쉽기도 했지만요.)

이제 어느 정도 시간 여유를 가지게 되었으니 다시금 이 루틴을 찾고자 합니다. 별것 아닌 일들 같지만 나만의 방식을 고수하고 하루하루 지켜나갈 때의 만족감과 행복은 생각보다 큰 것이거든요.

오랜만에 했더니 명상 10분도 어색해졌지만ㅎㅎ 영혼까지 쉬어갈 수 있을 지점들을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3. 커피, 액상 과당 섭취 줄이고 물과 차 섭취 늘리기

다르게 말하자면 '건강에 조금이마나 신경 더 쓰기', '양심 좀 갖자...' 라고 할 수 있겠네요. 

씹어 섭취하는 음식들보다 마시는 류를 더 좋아하는지라 액상 과당 섭취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거든요. 커피는 아주 끊을 수 없겠지만 줄이고, 차를 좀 더 접해볼 생각이에요. 날이 추워졌으니 따뜻한 차 한 모금엔 한결 더 가까이 할 수 있겠죠?

 

 

 

 

4. 연말에 부모님과 함께 보내기

어릴 적부터 나와 살았던 탓에 생각해보면 연말을 부모님과 보낸 기억이 거의 없는 듯해요. 연초엔 인사차 뵈러 가기도 했지만... 며칠 차이 나지 않더라도 분명 연말과 연초가 주는 느낌, 의미가 다르잖아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거든요.올 한해 저뿐만 아니라 가족들이 쉽지 않은 길들을 걸어 왔기 때문에. 더욱 함께 시간을 나누고 싶어요. 그래도 다들 여기까지 지나왔노라고, 당신의 노력을 다른 누구보다 내가-우리 서로가 잘 알고 있노라고. 아주 거창하고 비싼 무언가가 아니어도 맛있는 음식을 나눠먹으며 함께인 시간이라면. 다시 다가올 내일을, 또 내년 한 해를 헤쳐나갈 용기가 주어질 것 같습니다.

 

 

5. 크리스마스에 사랑하는 이들에게 편지하기

 

좀 더 어릴 적엔 종종 손편지를 주곤 했었는데요. 살다 보니 그 잠깐의 마음 담는 시간마저도 잘 다루지 않게 되더라고요.

 

생각해보면 전 운이 좋은 사람입니다. 이기적이기도 했고,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밀어내기도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아보니 곁에 남아준 이들이 있거든요. 오랫동안 만나거나 마음을 나누지 못했음에도 믿어주다니. 엄청난 마음이잖아요.저는 제 사람들이 정말이지 행복하길 바랍니다. 1분, 아니 몇 초라도. 제가 보낸 진심으로 기뻐하거나 마음 따뜻해질 수 있다면...크리스마스를 좋아하는 만큼, 제 기쁘고 들뜬 마음을 담아 내년의 안녕까지 함께 보내볼 예정고요. 벌써 두근거리네요.

 

 

 

6. 나에 대한 확신 가지기

이 일은 아마 평생을 숙원사업으로 두고 매일밤 노력해도 쉽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어쩌면. 어느 한 순간, 뜻하지 않은 때에 통달해버릴 수 있을지도 모를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저를 사랑하고 아끼고 진심으로 응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아마도 근 몇 년간 내내 가장 중요한 화두였고요.

가끔은 너무 답답해 답이 없는 문제를 쥐고 심통난 거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자기 발견과 이해는 어쩌면 삶의 목적 자체일 것이다-라고 여기고 있기 때문에요. 아무리 어려울 지라도 꾸준히 곁에 두고 들여다 볼 의문이자 원동력이 될 겁니다.

 

주어진 12월의 나날은 한결 더 제 스스로에게 가 닿을 수 있길 바랍니다.

 

 

7. 일기 쓰기

아침 루틴과 마찬가지로 몇 년간 정말 하루도 빼놓지 않고 썼던 일기. 너무 피곤해 쓰러질 것 같으면 달랑 한 줄을 적을지언정, 그때마저도 기록을 멈추지 않았었는데요. 근래 과거 어떤 일에 대해 추억할 기회가 있어 일기장을 찾았다가, 책탑처럼 쌓인 일기장들을 발견했어요. 새삼 뿌듯하더라고요. 

 

누군가 말하길 일기를 쓴다는 건 '누구도 보지 않을 책에 헌신할 만큼 자신의 삶에 가치있다 판단하는 것'이라고 했던 기억이 나요. 호랑이 죽어 가죽 남기듯 무언가를 뜻깊이 남기고 싶어, 가치를 위해 하는 일은 아니지만. 내가 주체되어 내 삶을 소중히 여기기 위함이라면... 잠시 잊었다가도 다시 찾아볼 법한 일과이지 않을까요?

 

욕심내어 대단한 걸 적어둬야지, 가 아니라. 쓸 내용이 없으면 '오늘은 쓰기 싫다'를 남기는 한이 있더라도. 

저는 천천히 제가 잃었던 것들을 다시 찾아보려고요.

 

 

 

 


 

 

 

 

간단히 몇 가지 적어보았는데요. 가만히 보아하니 대부분 내면 안정과 삶을 보다 평안하게 다지기 위한 일들인 것 같네요.

 

 

올해 12월은 막바지에라도 무언가 대단한 것을 쟁취하기보다는, 아 드디어 지나왔구나... 하는 안도감으로 조용히 잘 마무리하고 싶어요. 굳이 이름 붙이자면 '무탈하고도 평범한 마무리를 위하여' 정도가 될 수 있을 것 같고요.

 

 

오늘로 21일간의 블로그 챌린지가 마무리돼요.

SNS를 해볼까, 블로그를 해볼까. 잠깐씩 스쳤던 생각들인데 좋은 기회로 3주간 마침내 실행할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기록한다, 남겨둔다...의 가치를 시간 갈수록 느끼고 있는 바이기 때문에. 아마 앞으로도 종종 글을 남기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일기 이야기에서 나눈 부분이지만 '누가 보지 않아도' 저의 기록은 제 자신에게 소소한 발자국이 될 테니까요.

 

 

글을 쓰는 사이에 눈이 그쳤어요. 쌓이진 않았네요.

이번 주 내내 비와 눈이 오가는 추운 날씨가 될 거라 들었는데요.

아무쪼록 모두들 평안하시길.

겨울을 무던히 맞이하되 그 속에 다가올 봄이 있음을 잊지 않으시길 바라면서.

 

 

블로그 챌린지를 마칩니다.